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HMM의 2만4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
올해 조선·해운 산업은 코로나19 영향의 직격탄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조선 업계는 2016년 이후 수주절벽 위기를 겪으며 일감 부족에 시달렸지만, 해운 업계는 운임 급등에 따른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당초 조선 업계는 올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 등의 호재에 힘입어 친환경 신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선주들이 선박 발주 대신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일감 부족 사태가 현실화했다. LNG선과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등 대형선의 발주가 크게 줄어들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를 이어왔던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저하는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올해 6월 카타르 국영석유사와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100척 이상의 LNG선 건조와 관련된 도크 예약 계약을 체결했으나, 단기적인 수주로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국내 조선 업계는 2018년과 2019년 중국을 제치며 글로벌 수주 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줄곧 중국에 뒤져 2위에 머물렀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 누적 선박 발주량은 1447만CGT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들었고, 2018년과 비교할 때도 55% 줄어든 수치다. 이 중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한 물량은 502만CGT(35%)에 그치면서 667만CGT(46%)를 수주한 중국보다 약 11%포인트 뒤처졌다.
조선업은 산업 특성상 수주와 실제 실적이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 올해의 수주절벽은 1~2년 내의 일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무적인 것은 여름 이후로 글로벌 발주가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이달 들어 조선 ‘빅3’를 중심으로 대형 수주 소식이 이어졌다. 여름휴가 전까지 이들 조선사의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은 6~20%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 LNG선을 비롯해 대형 계약이 이어지며 최근 기준으로는 65~90%까지 달성률이 치솟았다. 카타르를 비롯해 해외에서의 추가적인 LNG선 대형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아울러 올해는 오랜 숙제로 남아있던 중형 조선사들의 매각 작업이 물살을 탔다. 지난해 매각이 성사된 후 올해 절차를 마무리한 성동조선해양에 이어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국책은행이 관리 아래 둔 중형 조선사들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이들은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본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반면, 해운 산업은 코로나19 초기 각국의 록다운 충격이 있었지만, 여름 이후 충격이 가라앉으면서 오히려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예상하고 선복량을 조절했는데, 오히려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하반기 들어 사상 최초로 2000포인트를 넘는 등, 집계 때마다 최고 수치를 매번 경신했다. 이런 운임 효과로 HMM과 SM상선 등 국적 원양선사들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운임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내년까지 실적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낙관된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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