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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5조·김봉진 5500억원 기부하는데… 시총 20대 기업은 매년 감소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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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20 06:00

재계 "국정농단 사태 후 절차 까다로워진 것도 영향"

빈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창업주 사이에서 통큰 기부 바람이 불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035720)의장이 5조원 기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도 5억 달러(약 55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도 매년 수천억원을 기부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 때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부액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대 기업의 기부금은 2016년에 총 1조1402억원에서 2019년 9974억원으로 12.5% 줄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기부금이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시총 20대 기업의 기부금은 6566억원으로 2019년 3분기보다 22%(1937억원) 줄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기부금은 2019년 3577억원으로, 2016년 4070억원보다 12%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부금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3%가량 줄어든 2393억원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매년 상황이 달라 명확한 이유를 명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김범수(왼쪽)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설보미씨 부부. /카카오·우아한형제들 제공
LG화학(051910)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금 지원이 마무리되면서 2019년 기부금이 146억원으로 2016년 285억원보다 48.8%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기부금은 75억원에 불과했다. LG화학 관계자는 "2018년 말부터 친환경 그린 중심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재편하면서 공헌 프로그램의 조정이 있었고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로 오프라인 활동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2016년 대비 2019년 기부금이 9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017670)은 81.8%, 삼성물산(028260)은 40.6% 감소했다. 기부금이 줄어든 데 대해 일부 기업들은 "재무제표상 기부금에 잡히는 현금 기부 외에 기술 이전이나 교육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가 터진 2016년 이후 대기업이 일정 금액 이상을 기부할 때마다 이사회 의결을 거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기업의 현금성 기부가 줄었다"며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자금 유동성이 중요해지면서 기부가 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SK하이닉스(000660)는 2019년 기부금이 2016년보다 10% 가량 증가한 595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정다운
기업 대부분이 기부금을 줄여가는 것과 달리 소위 ‘흙수저’ 출신 창업주들은 그간 재계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규모 기부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여덟 식구와 단칸방에서 살다가 PC방 창업부터 시작해 카카오를 설립한 김범수 의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재산은 카카오 주식 1250만주 등을 포함해 10조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기부액은 최소 5조원이 넘는다는 뜻이다.

김범수 의장은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봉진 의장 역시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라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지 10여년 만에 자신과 아내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의장의 재산은 우아한형제들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가치 등을 포함하면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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