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장 종목은 모두 23개다. 이 중 호텔신라우를 제외한 22개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803조5190억원이었는데, 이날 775조5550억원으로 떨어졌다. 불과 하루 만에 27조9640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이날 타격을 많이 입은 종목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상장사다.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84% 급락한 14만3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삼성물산은 장중 14만2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법정 구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그룹 주요 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면서 "이번 구속으로 상속세 납부와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합병·매각 논의 등은 당분간 표면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중 35% 가까이를 담당하는 삼성그룹주 동반 하락으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3% 떨어진 3013.9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18일 하루에만 50조원가량 빠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18일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25.5%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코스피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면서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선고가 내려지면서 낙폭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외국인과 기관 또한 이날 삼성그룹주를 대거 매도해 코스피 하락을 부채질했다. 시가총액 중 3분의 1 넘게 차지하는 삼성그룹주가 대거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물산(상장지수펀드 제외)으로 3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91억원, 삼성전자우를 47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이날 514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매물을 내놓으면서 코스피는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연기금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연기금은 433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으며 외국인 역시 209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연기금은 지난달 24일부터 15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했다. 연기금, 투자신탁, 보험, 은행 등 기관 전체는 이날 2789억원어치를 시장에 내놨다.
기관은 올해 코스피 급등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국내 주식을 추가로 담을 수 없어 매도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기관 매도세에 힘을 보태면서 코스피는 3000선 밑으로 내려갈 위기에 처했다.
정 연구원은 "앞으로 주식시장 흐름과 기업 내재가치(펀더멘털)에 근거한 투자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 연구원은 "개인이 저점에서 매수하려는 투자 자금이 유입됐지만 지수 낙폭을 축소하는 데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김기철 기자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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